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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건강, 절대 외면하지 마세요!

기사입력 2022.02.26 0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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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건강, 절대 외면하지 마세요!

    정책기자가 알아본 마음건강 사회안전망

     

    오랜만에 만나기로 한 친구가 갑작스레 약속을 취소했다. 가까운 사이였기에 그럴 만한 일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 지 며칠이 지났다. 다시 연락이 온 친구에게 약속 취소에 대한 사과와 함께 우울감을 심하게 느끼던 동생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친구에게 찾아온 어려움에 나는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상실에 기인한 슬픔이 얼마나 클지 당사자가 아니라면 감히 이야기할 수 없기에, 조금이라도 힘들면 주저하지 말고 연락하라는 말만 전하고 헤어졌다. 

     

    자살. 내 주변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절대 낮은 편이 아니다. 2020년 기준 통계청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른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5.7명이고, 자살을 한 번이라도 생각한 적이 있는 국민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전국 초중고교에 상담교실이 설치되어있다. 사진은 경기교육지원청 소속 WEE센터의 모습.
    최근에는 전국 초중고교에 상담교실이 설치되어있다. 사진은 경기교육지원청 소속 WEE센터의 모습.

     

    무엇보다 청소년의 자살 시도율은 2%에 달한다. 청년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은 OECD 국가와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청소년과 청년의 마음건강에 적색등이 켜져 있는 셈이다. 정부는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관련 자원을 모두 동원해 국민의 마음건강을 지키고,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특히 청소년과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초중고교에는 WEE센터 등 상담교실이 운영 중이다. 학생들은 연 1회 이상 심리검사를 진행해 결과에 따라 상담을 받게 된다. 학생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언제든 상담실을 찾아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은 교내에서 상담했던 내용이 담임교사나 학부모에게 전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심각한 중독이나 자살 징후 등의 긴급한 사안이 아니라면 아이의 보호자라고 할지라도 상담 정보를 요구할 수 없고, 제공하지도 않는다.

     

    현재 경기도 모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로 재직 중인 학교 후배는 과거보다 상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진 만큼 자발적 상담이 많아지는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상담은 절대적인 비밀이 보장되는 만큼 어려움이 있어도 함께 고민할 사람이 항상 옆에 있다는 것을 학생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내가 다녔던 대학교에도 전문상담센터가 설치되어있었다. 전문 상담원이 다양한 검사와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내가 다녔던 대학교에도 전문상담센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전문상담원이 다양한 검사와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대학교 역시 교내상담센터를 운영하며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나 역시 대학교에 다니며 종종 상담센터를 이용했다. 특히 대학교에서는 다양한 심리검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최근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성격유형검사(MBTI)는 물론, 문장완성검사(SCT)와 MMPI 등의 검사는 전문상담기관에서 검사할 경우 비용이 꽤 들지만, 상담센터에서는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었고, 집단 혹은 개인 상담을 신청해 진행할 수 있었다.

     

    나도 상담을 받기 전까지 상담 프로그램에 다소 회의적이었다.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한다고 해서 내 어려움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상담사가 내 모든 고민을 해결해 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상담을 진행하며 스스로 상황을 정리하고 한걸음 뒤에서 바라보며 스스로 답을 찾을 방법을 알게 되었고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 같은 상담을 국민 누구나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 중 작년 처음 시작된 청년 마음건강 바우처는 19세에서 34세의 청년 중 상담을 희망하는 청년의 상담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작년 말, 가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후배는 마음건강 바우처를 이용해 상담을 받으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요즘에는 다양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정책의 도움으로 상담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보건복지 콜센터 희망의 전화 129.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해 도움을 준다.(출처=보건복지콜센터 129 홈페이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보건복지상담센터 희망의 전화 129.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해 도움을 준다.(출처=보건복지상담센터 129 홈페이지)

     

    보건복지상담센터 129는 24시간 긴급상담을 지원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 129 상담센터는 자살과 폭력 등 포괄적인 상담을 지원하며 상황에 따라 긴급복지 지원과 연계해 생활비나 현물을 지원하거나 경찰과 연계해 도움을 주기도 한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사회적 소통이 줄어들며 마음건강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며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만큼 사회안전망도 촘촘하게 짜이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더라도 이용하지 않는다면 의미 없는 정책이 되어버린다. 코로나 우울과 함께 다양한 사회적 요인으로 마음건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가까운 상담센터를 찾거나 마음건강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좋겠다.



    정책기자단 이정혁 사진
    정책기자단|이정혁jhlee4345@naver.com
    정책의 수혜자이자 옵저버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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