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릴 땐 졸음쉼터!
최근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뉴스에서 졸음운전 사고를 보니 끔찍하다. 세상에서 가장 참기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졸음이다. 특히 장시간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졸음이 쏟아질 때가 있다. 운전할 때 졸음은 대형 사고의 원인이다. 비몽사몽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로 목숨까지 잃는 경우가 많다. 운전 중 졸릴 때는 졸음쉼터가 답이다.
얼마 전 세종시로 출장을 갔었다. 경기도 성남에서 출발해 천안논산고속도로를 가던 중 갑자기 졸음이 쏟아졌다. 전날 고등학교 동창들과 늦게까지 모임을 가진 탓이다. 다행히 평일이라 고속도로에 차량은 많지 않았다. 속도를 줄이고 2차선으로 천천히 달렸다. 그래도 쏟아지는 졸음을 피하기 어려웠다.
천안논산고속도로 논산 방향 연곡졸음쉼터다. |
간신히 참고 운전하는데 내비게이션이 졸음쉼터가 1km 앞에 있다고 알려준다. 나는 연곡졸음쉼터(부산 방향)로 들어갔다. 졸음쉼터에는 트럭과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다. 나처럼 졸음을 쫓기 위해 온 차들이다. 화물차, 버스 등 대형차도 주차가 가능하도록 주차면이 별도로 크게 돼 있다.
연곡졸음쉼터에 운전자들이 졸음을 쫓으라고 운동 기구가 있다. |
연곡졸음쉼터에서 눈에 띄는 것이 운동기구다. 동네에서 많이 보던 것이다. 졸음을 쫓으라고 설치한 것이다. 운전자들이 잠시 몸을 풀기도 한다. 나도 가볍게 몸을 풀었다. 졸음이 조금 달아난 느낌이다.
스트레칭 후 졸음쉼터를 둘러보니 교통사고 예방 안내판이 있다. 고속도로 사고 사망 1위가 졸음운전 사고라고 한다. 뉴스에서도 봤지만, 졸음운전 사고 사진을 가까이서 보니 끔찍하다. 차가 휴지처럼 구겨져 있다. 안에 타고 있던 사람은 중상 내지 사망했을 것이다. 졸음이 확 달아난다.
고속도로 사망 사고 1위가 졸음운전이라고 한다. |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철 졸음운전 사망자는 27명이다. 7~9월 사이 발생한 사망자다. 그런데 올해는 더 많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최근 3주 동안 운전 중에 졸음이나 전방 주시 태만으로 숨진 사람이 13명이다. 이는 지난 3년간 평균보다 3배 이상 높다.
졸음운전의 주범은 이산화탄소라고 한다. 원래 차량 내 이산화탄소 적정 수치는 500ppm이다. 밀폐된 상태에서 장시간 운전을 하게 되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고, 산소 농도는 떨어진다. 뇌로 가는 산소의 양이 줄어 졸음이 유발되는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차량 내 에어컨과 이산화탄소 증가 실험을 했다. 성인 4명이 탄 채로 에어컨을 켜고 창문을 모두 닫았다. 10분 후 차량 내 이산화탄소는 3000ppm, 15분 후 4000ppm까지 치솟았다. 차량 내 이산화탄소가 2000ppm을 넘을 때 졸음 등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진다. 에어컨을 켠 채 10분만 달려도 졸음이 쏟아지는 이유다.
졸음쉼터에서 10분의 휴식이 귀중한 생명을 지킨다. |
나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졸음쉼터에 잘 들르지 않았다. 장거리 운전 전날에는 잠을 충분히 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에어컨을 켜고 달리니 졸음이 쏟아진다. 아무리 건강한 운전자라도 졸음을 피하긴 쉽지 않다.
졸음쉼터에는 무료 와이파이도 된다. 공원, 버스, 지하철 등 와이파이가 되는 곳은 많다. 이제 졸음쉼터도 와이파이 세상이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임을 졸음쉼터에서 확인한다.
졸음쉼터에 있는 푸드트럭에서 시원한 커피 한 잔으로 졸음을 쫓는다. |
졸음쉼터 한쪽에 청년 희망카페가 있다. 푸드트럭이다.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졸음쉼터에서 청년 창업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푸드트럭을 임대하고 있다. 만 20세 이상 35세 이하 청년이 대상이다. 나는 졸음을 쫓기 위해 푸드트럭에서 커피 한 잔을 사서 마셨다. 가격은 일반 카페와 비교해 절반 가격이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화물차 운전기사는 매일 졸음과 싸울 것이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화물 운전자 휴게시간이 있다. 2시간 운전 시 15분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화물 납기 시한을 지키기 위해 무리하게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1월 1일부터 화물차 휴식 마일리지를 시행 중이다. |
한국도로공사는 올해 1월 1일부터 화물차 휴식 마일리지를 시행 중이다. 화물차 운전자가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휴식 후 QR코드로 인증하면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한다. 대상은 모든 화물차 운전자며, 1회 인증 시 10마일이고, 40마일 적립 시마다 혜택을 부여한다. 졸음 취약시간(00시~05시)에는 2배 적립해준다.
여름철 졸음운전의 주범은 이산화탄소다. 차내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최소 30분에 한 번씩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 게 좋다고 한다. |
연곡졸음쉼터에 졸음운전 경고 현수막이 붙어 있다. ‘창문 열어 졸음 쫓고! 코로나 쫓고!’라고 쓰여 있다. 졸음을 쫓는 최고의 방법은 환기다. 나는 졸음쉼터에서 15분 정도 쉰 후 다시 출발했다. 폭염이라 무척 뜨거운 날씨다. 졸음쉼터에서 봤던 현수막 생각에 창문을 열었다. 창문을 통해 바깥 뜨거운 공기가 들어온다. 그래도 차량 내 이산화탄소는 훅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최소 30분에 한 번씩은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 게 좋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갈지자로 운전하는 차를 본 적이 있다. 졸음운전 아니면 음주운전일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졸음운전 방지를 위해 올해 5월부터 8월까지 전 국민이 함께하는 ‘앞차가 졸면 빵빵’ 졸음운전 예방 캠페인을 벌인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졸음운전 방지를 위해 올해 5월부터 8월까지 전 국민이 함께하는 ‘앞차가 졸면 빵빵’ 졸음운전 예방 캠페인을 벌인다.(출처=한국도로공사) |
고속도로 주행 중 차선을 벗어나거나 지그재그로 운행하는 차량, 브레이크를 자주 밟으며 불안정하게 운전하는 차량, 오르막 구간을 현저하게 저속으로 운행하는 차량, 앞차와의 차간 거리가 가까운 차량 등 졸음운전이 의심되는 차량 발견 시 경적을 울리면 된다.
졸음을 이길 장사는 없다. 졸릴 때는 졸음쉼터가 답이다. |
고속도로에서 100km/h 이상 속도로 운전할 때 1초만 졸아도 약 30m를 주행한다. 4초를 졸면 100m 이상 주행한다. 앞차와 추돌 확률이 높다. 졸음운전을 참고 이기려 하기보다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출장이나 여행길에 피로하거나 졸음이 쏟아지면 무리한 운전을 자제하고, 휴게소와 졸음쉼터 등 안전한 공간에서 잠시 쉬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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