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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 별빛마을에 ‘마을 지킴 벽화’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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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묵호 별빛마을에 ‘마을 지킴 벽화’가 떴다!

묵호 별빛마을에 ‘마을 지킴 벽화’가 떴다!

예전에 강원도 묵호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때 묵호등대가 위치한 논골담길 벽화마을을 둘러봤다. 바다에 인접한 마을이 경사진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서 마을 주민들이 오르락내리락하기 힘들겠단 생각이 들었던 그런 동네다. 그런데 담벼락에 채색된 벽화를 구경하며 느릿하게 걷다 보니 한결 걷기가 수월했다. 비교적 외지인에게 많이 알려진 그 논골담길 옆에 묵호 별빛마을(묵호진동 게구석과 산제골 일원)이 있다. 

 

묵호 별빛마을 좌측으로 하얀 묵호등대가 우뚝 솟은 논골담길이 보인다.
묵호 별빛마을 좌측으로 하얀 묵호등대가 우뚝 솟은 논골담길이 보인다.


그 별빛마을에서 ‘마을 지킴 벽화’가 채색되고 있어 방문해봤다. 마을 지킴 벽화는 말 그대로 묵호 별빛마을을 지켜주는 벽화다. 마을의 수호신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마을을 지켜주는 벽화라고 하니 사연이 궁금했다. 묵호 별빛마을은 올해 3월 대형 산불 발생 당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그런데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매년 봄철에 강원도에 발생하는 산불 피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자락의 경사진 면에 다닥다닥 붙은 집과 그 사이의 좁은 골목길은 화재가 발생해도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웠다. 작년 연말에 새뜰마을사업의 일환으로 소방차가 드나들 정도로 후방도로를 확장했다. 

 

묵호 별빛마을은 경사진 산자락에 위치한 데다 행인이 드나드는 골목길이 좁은 편이다.
묵호 별빛마을은 경사진 산자락에 위치한 데다 골목길이 좁은 편이다.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소방청, 동해시가 나섰다. 묵호 별빛마을의 화재 취약 장소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마을 어르신들이 드나드는 경로당에는 안전을 위한 소화기와 화재 경보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했다. 여기에 덧붙여 마을 지킴 벽화를 그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불이 쉽게 붙지 않는 불연 페인트를 활용해 벽화를 그려서 화재 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기로 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주민들이 대피하는 길을 따라 담벼락에 불연 페인트를 칠해서 단장하는 작업이다. 그러면 좁은 골목길의 담벼락이 화재로부터 마을 주민을 지켜줄 수 있게 된다.

 

묵호항은 한때 번성했던 곳이다. 지난 1941년 8월에 개항하여 1980년대까지 다양한 국적의 외항선이 드나들던 국제 무역항이었다. 우리나라가 산업화할 당시 국가 주력 산업이었던 석탄과 시멘트를 실어 나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늘 북적대었던 도시였다. 그때만 해도 묵호항은 술과 바람의 도시로 불리기도 했다. 그런데 석탄이 석유나 천연가스에 밀려나면서 이곳에 모여든 사람들도 생계를 찾아서 전국 각지로 흩어져야만 했다. 지금은 과거의 명성을 뒤로 한 채 항구로서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어린왕자 벽화가 묵호 별빛마을을 찾는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어린왕자 벽화가 묵호 별빛마을을 찾는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다.


묵호 별빛마을을 찾아가던 길에 어린왕자 벽화가 채색되어 있는 경사진 면을 봤다. 그 사이로 유난히 눈에 띄는 노란색 계단길이 보였다. 저 계단을 올라가면 뭐가 나올지 궁금했다. 조심스레 한 걸음씩 발을 내딛어봤다. 계단을 올라가니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마을이 드러난다. 그리고 별빛마을 전망대가 나타났다. 전망대에서 바다 쪽으로 내려다보니 묵호항이 한눈에 보였다. 길게 동해안을 따라 뻗은 만에 정박한 여러 선박을 보니 과거의 전성기를 가늠할 수 있었다.

 

마을 어르신이 벽화가 채색될 담벼락을 바라보면서 관심을 보였다.
마을 어르신이 벽화가 채색될 담벼락을 바라보면서 관심을 보였다.


담벼락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어르신이 있었다. 담벼락에는 밑그림이 그려져 있고, 군데군데 숫자가 표시되어 있다. 묵호 별빛마을 벽화를 채색하기 위한 전 단계의 작업이 진행되어 있었다. 이금자(88) 어르신은 “우리 마을에 벽화를 그려준다고 하니 정말 기쁜 일이야. 별빛마을 전망대가 생긴 뒤 외지인들이 우리 마을을 찾아오고 있어. 전망대에 올라와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것도 좋겠지만, 전망대 위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를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라면서 주름진 얼굴에 활짝 웃음꽃을 피우셨다.  

 

때맞춰 별빛마을 전망대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 기자, 강원소방본부 대원, 동해시 자원봉사센터 등 대략 50명 남짓 많은 자원봉사자가 이곳에 모였다. 그들이 이곳에 집결한 이유는 마을 지킴 벽화를 그리기 위해서다.  

 

'마을 지킴 벽화' 작업에 앞서 작가들이 도안에 따라 밑그림 작업을 하고 있다.
벽화 작업에 앞서 작가들이 도안에 따라 밑그림 작업을 하고 있다.


벽화 디자인에는 청년 일러스트 작가가 참여했다. 김다예, 김잼, 시내미, 정크하우스 작가가 벽화를 디자인했다. 이제 디자인에 맞춰서 각자 맡은 구역을 채색하면 된다. 처음에 현장 팀장이 자원봉사자들에게 벽화 채색할 때의 주의사항을 알려줬다. 붓칠을 하다 보면 페인트가 아래로 흘러내릴 수 있다. 그래서 붓으로 두 번 얇게 바를 것을 당부했다.

 

자원봉사자들은 현장팀장의 설명에 따라 담벼락에 두 번씩 얇게 붓칠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현장 팀장의 설명에 따라 담벼락에 두 번씩 얇게 붓칠을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각자 선호하는 색을 찾아 담벼락에 붙어서 채색에 열중하고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하는 덕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작업 속도가 빨랐다. 처음엔 휑하니 비어 있었던 담벼락이 점점 화사한 색깔로 물들어가고 있다. 

 

벽화 채색 봉사가 처음이라고 하는 조승욱 회장(동해시 자원봉사대학 19기)은 마치 여러 번 작업해 본 것처럼 꼼꼼하게 붓칠하고 있다. 그는 “경계 부분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하는데 담벼락이 매끄럽지 않다 보니 쉽지 않네요”라면서 “이곳이 바닷가 마을이어서 푸르른 바다와 잘 어울리는 벽화가 그려지길 원해요. 벽화로 인해 우중충해 보이는 마을이 화사하게 바뀌길 기대하고, 거기에 제가 일조할 수 있어서 기쁘게 봉사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자원봉사자들의 붓칠에 따라 밋밋한 담벼락이 화사한 색깔로 바뀌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붓칠에 따라 밋밋한 담벼락이 화사한 색깔로 바뀌고 있다.


유준상 문체부 대학생 기자는 “그동안 여러 봉사활동을 했지만, 벽화 채색은 처음입니다. 호기심에 참여했는데 막상 붓칠하면서 벽화가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니 성취감도 느낄 수 있어요. 여럿이 모여서 벽화를 채색하니 즐겁고 또 붓칠에 집중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최근에 미술치료 기법의 하나로 만다라가 있다. 각자 원하는 색으로 색칠하는 동안 마음이 진정되고 편안해지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지금의 벽화 채색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도 그런 기분을 느끼는 것 같다. 

 

자원봉사자들이 각자의 구역을 맡아서 공동 작업하니 작업 속도가 빨랐다.
자원봉사자들이 각자의 구역을 맡아서 공동 작업하니 작업 속도가 빨랐다.


오주영 팀장(더그림컴퍼니)은 벽화 작업을 현장에서 총괄하고 있다. 그는 “봉사자들이 벽화 채색 작업을 하기 전 미리 정리 작업을 진행했어요. 기존에 얼룩덜룩 남아 있는 페인트를 벗겨내고 도안에 맞춰서 밑그림을 그리는 것까지요. 이번 벽화 작업에 청년 작가들이 여럿 참여해 주셨어요. 작가에 따라 도안이 다른데 완성된 뒤 마을의 변신을 기대해주세요”라고 말한다.

 

묵호 별빛마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묵호항
묵호 별빛마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묵호항.


이정후 팀장(동해시청 홍보팀)은 “과거 번성했던 이곳이 지금은 낙후되었어요. 봄철에 동해안에 산불이 나도 소방차가 진입해서 화재를 진화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불구불 골목길이 많은 마을이죠. 지금은 소방차가 진입할 정도로 후방도로를 확장했고, 또 별빛마을 전망대를 설치했어요. 그리고 지금 마을 지킴 벽화를 채색하고 있으니 조만간 이 마을이 외지인들이 찾는 명소로 거듭날 거라 기대합니다”라면서 설렘을 드러낸다.  

 

오래된 주택가나 산동네를 지나다 보면 골목길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를 볼 수 있다. 그런 벽화가 쉽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스케치북이나 캔버스와 같이 평평한 면에 채색하는 것보다 작업 단계가 더 많다. 울퉁불퉁한 벽면에 채색하는 거여서 매끄럽지 않은 데다가 야외에 채색하면 햇빛이나 빗물 등과 같은 기상 조건에 따라서 벽화가 손상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묵호 별빛마을의 마을 지킴 벽화 또한 수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이 합해진 결실이자 하나의 예술 작품이다. 

 

묵호 별빛마을 담벼락에 '마을 지킴 벽화'가 완성된 전후의 모습(사진=문화체육관광부)
묵호 별빛마을 담벼락에 마을 지킴 벽화가 완성된 전후의 모습.(사진=문화체육관광부)


논골담길에 이어 묵호 별빛마을도 외지인들이 즐겨 방문하는 명소가 될 거라는 확신이 든다. 어린왕자 벽화를 이정표로 삼아 그 사이의 계단으로 별빛마을 전망대에 올라오면 전망대 아래 드넓게 펼쳐진 동해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다. 또한 파노라마처럼 구불구불 이어진 별빛마을 벽화를 구경할 수 있다. 조만간 다시 이곳을 방문해야겠단 생각이 들 만큼 묵호 별빛마을의 변신은 아름답다. 이게 다 마을의 수호신과도 같은 마을 지킴 벽화 덕분일 것이다.  

‘마을 지킴 벽화’ 캠페인 영상 : https://youtu.be/t-zRCqXqLDY 




정책기자단 윤혜숙 사진
정책기자단|윤혜숙geowins1@naver.com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따듯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저만의 감성으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이메일 연락처: geowins1@naver.com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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