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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환 지사 독립운동 게임에 참여해봤습니다!

기사입력 2023.04.10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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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기환 지사 독립운동 게임에 참여해봤습니다!

    요즘 주말이면 아이와 함께 박물관 실감형 체험 콘텐츠를 무료로 체험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5분 문화슬세권을 조성하면서 지난해 전국 18개 문화도시에서 3407개의 동네 문화공간이 탄생했다. 내가 사는 경남 지역에도 오래된 박물관과 도서관 등이 첨단기술로 변신하면서 멀리 도시에 나가지 않아도 슬리퍼를 신고 편한 복장으로 문화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지역마다 고품격 문화 서비스 시대가 열린 것이다. 

     

    박물관의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에 푹 빠지면서 역사에 관심 없던 아이에게도 작은 변화가 생겼다. 학교 수업시간에 3.1절과 임시정부수립일 등이 소개될 때는 손을 번쩍 들어 박물관에서 체험한 내용을 발표하기도 하고, 혼자 학교 도서관에서 역사책을 빌려오기도 했다. 남 앞에서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움을 타던 아이가 박물관에 다니면서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다. 

     

    국가보훈처가 황기환 지사의 독립운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한 독립게임을 아이와 함께 체험해봤다.
    국가보훈처가 황기환 지사의 독립운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한 독립운동 게임을 아이와 함께 체험해봤다.

    며칠 전에는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국권회복 활동을 펼치다 미국 땅에 묻힌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순국 100년 만에 귀환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황기환 지사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유진초이’ 역 실존인물로, 미국 유학중 미군 신분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1920년 프랑스 파리 주제 선전국장으로 잡지를 창간해 우리나라 독립의 필요성을 널리 알린 인물이다.

     

    국가보훈처는 황기환 지사의 독립운동을 널리 알리기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발표했다. 바로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봅시다’(https://www.metavv.com/ko/content/10288247)라는 주제로 4월 17일까지 휴대전화 게임을 운영한다고 했다. 이번 콘텐츠는 국가와 국민이 영웅을 기억하는 보훈문화 조성 일환으로 세계를 누비며 독립운동을 펼친 황기환 지사의 숨을 조력자가 되어 독립운동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역사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아이와 함께 1900년대로 떠나 독립운동 게임을 체험해봤다. 

     

    한국노동자를 구출하기 위해 프랑스 노동부와 교섭하는 독립운동 게임의 일부. (사진=국가보훈처)
    한국 노동자를 구출하기 위해 프랑스 노동부와 교섭하는 독립운동 게임의 일부.(사진=국가보훈처)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만납시다.’

    첫 화면은 드라마 ‘미스터선샤인’의 마지막 대사가 반겨줬다. 닉네임을 적고 본격적으로 체험 버튼을 눌러봤다. 그러자 1919년 11월호 신문과 함께 사라져가는 나라들, 나라 잃은 사람들의 행방에 관한 뉴스가 보였다. 그렇다. 1919년에서 1921년, 황기환 지사가 프랑스를 중심으로 세계를 오가며 외교관이자 통역가 역할을 하던 시기로 타임머신을 탄 것이다. 

     

    이윽고 중절모를 쓰고 나타난 한 남자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자 노력하는 수많은 동포들이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그렇게 숨은 조력자가 된 아이와 내게 동포들을 돕기 위한 첫 번째 미션이 주어졌다. 암호화된 열차 노선도를 보여주며, 안전한 곳을 알고 있다며 남자가 가리키는 나라를 찾는 것이었다. 

     

    세계를 누비며 독립운동을 펼친 황기환 지사의 숨을 조력자가 되어 독립운동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사진=국가보훈처)
    세계를 누비며 독립운동을 펼친 황기환 지사의 숨을 조력자가 되어 독립운동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사진=국가보훈처)

    남자는 동포들을 지키러 같이 가자고 서둘렀다. 타국에서 고생하는 한국인 철도 노동자들이 머물도록 허가해 달라는 내용이 오고 갔다. 

     

    편지 발송지를 가리키며 두 번째 미션이 주어졌다. 암호로 적어둔 6가지 영어 대문자를 찾아야 했다. 가상이지만 아이도 독립운동가의 조력자가 되어 미션을 해결해나가는데 어느새 집중하고 있었다.

     

    5개의 방 탈출 미션을 해결하면서 아이는 전 세계를 누비며 독립운동을 펼친 황기환 지사에 대해 궁금해했다.
    5개의 방 탈출 미션을 해결하면서 아이는 전 세계를 누비며 독립운동을 펼친 황기환 지사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렇게 4번째 미션까지 마치자 중절모를 쓴 남자는 그동안 고마웠다는 인사와 함께 지금부터는 각자 움직이자며 기차표를 건네줬다. 기차표에는 행선지가 없어 어디로 가는 기차인지 알아내야 하는 마지막 미션이 주어졌다. 남자는 미국으로 건너가 세계열강들이 모인 국제회의에 대비해 독립자금을 모을 계획이란 말을 남기고 떠났다. 

     

    4월 10일이면 조국독립을 위해 이역만리 타국에서 일생을 바쳤던 황기환 지사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온다. (사진=국가보훈처)
    4월 10일이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이역만리 타국에서 일생을 바쳤던 황기환 지사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온다.(사진=국가보훈처)

    “엄마, 우리에게 미션을 준 그 남자는 지금 어디 있을까요?”

    5개의 방 탈출 미션을 해결하면서 아이도 궁금했는지 물었다. 순국 100년 만에 고국으로 귀환한다는 황기환 지사였음을 알려줬다. 4월 10일이면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이역만리 타국에서 일생을 바쳤던 황기환 지사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온다. 대전현충원에서 유해봉환식을 거쳐 독립유공자 7묘역에 안장되면 100년 간의 긴 여정이 마무리된다.

     

    안내문을 아이와 함께 또박또박 읽다보니 가슴이 뜨겁게 차오르는 것 같았다. 황기환 지사의 유해봉환까지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국가보훈처는 황 지사의 유해봉환을 위해 두 차례나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족보와 유족을 파악할 수 있는 공적자료가 확인되지 않아 법원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끈질긴 설득 끝에 드디어 황기환 지사가 한국 땅을 밟게 된 것이다. 

     

    아이와 함께 황기환 지사의 숨은 조력자가 되어보니, 우리가 누리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일상은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선조들을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할 일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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