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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반려해변은 너로 정했다!

기사입력 2023.10.01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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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첫 반려해변은 너로 정했다!

    나는 강원도 여행을 참 좋아한다. 일 때문에 정말 여러 번 방문했지만 갈 때마다 산은 산대로, 바다는 바다대로 지친 내 마음을 위로해 주는 곳이 바로 강원도다. 그래서 나는 차가 막혀도, 눈이 와도, 비가 와도 두세 달에 한 번씩은 강원도를 꼭 방문하는 편이다. 며칠 전에도 가족과 함께 강릉으로 훌쩍 짐을 싸서 떠났다. 특별히 뭘 해야지, 어디를 꼭 가야지 하는 계획 같은 건 없다. 그냥 시간 되고 마음 맞으면 떠나고 본다. 

     

    남편과 아들이 강원도 강릉 강문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남편과 아들이 강원도 강릉 강문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다.

    아침 7시쯤 출발해 느긋하게 휴게소를 두 군데나 들렀더니, 12시쯤 강릉에 도착했다. 숙소에 주차를 하고 산책을 하니 바로 앞엔 소나무 군락지가 있고, 그 앞으론 파란 바다가 펼쳐진다. 아직 채 여름을 떨쳐내지 못한 날씨라 햇살은 따갑고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히지만 그저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파도만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는 밥을 먹고 수영을 하는 시간 외에는 해변에 머물렀다. 발을 담그고 아이랑 놀아주다가, 해변을 거닐다가, 해가 뉘엿뉘엿 지는 풍경을 바라보다가… 여름휴가철은 지났지만 해변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나처럼 가족끼리 와서 모래놀이를 하거나, 낚시를 하는 사람들,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치맥을 하는 연인들, 폭죽을 터뜨리는 청춘들. 저마다의 얼굴엔 행복이 가득했다. 

     

    해변에선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다.
    해변에선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다.

    다음날 새벽! 일찍 눈이 떠진 나는 숙소에서 일출을 기다리다가 바다로 향했다. 그런데 참 씁쓸한 광경이 펼쳐졌다. 모래밭에 나뒹구는 폭죽이며 빈 물병, 모래놀이 장난감 등 어제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해변에는 쓰레기를 줍는 분이 나타났다.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가지고 다니면서 바다에 가깝게 널브러진 것들을 담고 있었고 모래 위는 다시 깨끗해졌다. 

     

    나는 이 광경을 보면서 이 깨끗하고 맑은 바다를 지속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아주 작은 공간이겠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돌보기로 마음먹었다. 반려해변을 들이기로 한 것이다. 반려해변이란 말 그대로 해변을 반려동물처럼 아끼고 사랑하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으로 2년의 기간 동안 연 3회 정화활동과 더불어 해양환경보호 등의 캠페인을 연 1회 이상 기획·운영하면 된다. 반려해변 신청은 단체, 기업, 학교, 개인 등 누구나 할 수 있다. 

     

    바다 가꾸기(www.caresea.or.kr)에 들어가면 누구나 반려해변을 신청할 수 있다.
    바다가꾸기 누리집(www.caresea.or.kr)에 들어가면 누구나 반려해변을 신청할 수 있다.

    나는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 ‘바다가꾸기’(www.caresea.or.kr)에 들어가 내가 입양할 수 있는 해변들을 둘러봤다. 정말 책임감을 갖고 방문해서 가꿔야 하기에 신중하게 강문해변을 선택했다. 바다야 늘 보고만 있어도 좋지만 나에게 반려해변까지 생각하게 한 곳이기 때문이다. 

     

    ‘바다가꾸기’ 누리집.
    ‘바다가꾸기’ 누리집.

    해양환경정보포털의 해양쓰레기 모니터링 통계를 보면 매년 해양쓰레기의 개수는 늘어만 가고 있다. 귀가 따갑도록 들은 얘기겠지만 쓰레기들은 해양 생물의 생명을 위협할 뿐 아니라 선박 사고와 어획량 감소, 해양 관광산업 저해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자연은 인간들의 소유가 아니다. 아주 작은 실천일지언정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지금부터! 나부터! 내가 자주 가는 해변을 가족처럼 아끼고 가꾸는 반려해변 입양은 어떨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명진 nanann@hanmail.net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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