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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김치에는 구리 그릇을 넣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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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100년 전 김치에는 구리 그릇을 넣었다고?

100년 전 김치에는 구리 그릇을 넣었다고?

언제부터였을까. 김치가 맛있어진 건. 그 깊은 맛을 안 건, 어른이 된 후였다. 초등학교 실과시간에 만든 나박김치 악몽이 컸던 탓인지도 모르겠다. 익어야 맛이 난다는 걸 몰랐던 우리 조 아이들은 바로 썰어 넣은 무만 연신 집어 먹으며 소금만 들이부었다. 아무리 소금을 넣어도 무가 싱거우니 누군가 짠맛을 내려면, 설탕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다 익은 나박김치를 우리는 한 입 이상 먹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시대에 너무 앞선 단짠 맛의 원조였달까.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른 김치를 담그고 있다.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른 김치를 담그고 있다.


11월 22일은 ‘김치의 날’이었다. ‘김치의 날’은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는 법정기념일로, 김치 소재 하나하나(11월)가 모여 22가지(22일)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식 도서관에서 진행한 북 토크 콘서트.
한식문화공간에서 진행한 한식 콘서트.


앞선 11월 19일 북촌 한식문화공간 이음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는 한식 콘서트 ‘100년 전 김치 이야기’가 열렸다. 한식문화공간 이음은 지난 8월 말 한식문화관, 전통주갤러리와 식품명인체험홍보관 등을 통합해 새로 개관한 곳이다.

 

한식문화공간 이음에는 쉴 수 있는 아기자기한 곳이 많다.
한식문화공간 이음에는 쉴 수 있는 아기자기한 곳이 많다.


늘 북촌으로 가는 길은 고즈넉하면서도 적당히 북적거려 좋다. 특히 한식문화공간 이음은 곳곳마다 아담하고 조용해 책 보기에도 최적이다. 

 

개관기념 전시.
개관 기념 전시.


이곳 1층 카페를 지나면 전시장과 마주한다. 현재 전시는 ‘청송백자 한식과 자연을 담다’로 백자에 담긴 한식 상차림을 계절별로 볼 수 있다. 

 

전통주 갤러리.
전통주갤러리.


전시장 안쪽에는 전통주갤러리가 있다. 이곳에선 전통주를 소개하며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이곳 별미는 체험이다. 치열한 예약에 성공하면, 이달의 전통주를 시음할 수 있다. 나도 며칠 전부터 마감된 예약 창을 기웃거리다가 간신히 취소 표를 구했다. 그 덕에 이달의 술 다섯 가지를 하나하나 설명 들으며 맛볼 수 있었다. 

 

전통주 갤러리에서 예약 후 시음회를 참여할 수 있다.
전통주갤러리에서 예약 후 시음회에 참여할 수 있다.


얼추 한식 콘서트 시간이 됐다. 부랴부랴 지하 1층 한식도서관 이음홀에 가서 한국 강정과 차를 받아든 뒤 자리에 앉았다. 오늘 콘서트의 주제는 ‘100년 전 김치 이야기’. 충북유형문화재 ‘반찬등속’ 저자의 고손녀인 강신혜 작가가 들려줬다. 저자의 책과 옛 책들을 기반으로 당시 경제나 시대를 반영한 김치를 분석해 꽤 흥미로웠다. 

 

한식에 관한 책을 모아놓은 한식도서관, 옛 고전서도 배치돼 있다.
한식에 관한 책을 모아놓은 한식도서관. 옛 조리서도 배치돼 있다.


면역력에 좋아 코로나19 이후 더더욱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김치다. 이 김치는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있었을까. 삼국사기에도 김치에 대한 기록이 있을 만큼 김치의 역사는 삼국시대로 올라간다. 그렇지만 당시 김치는 지금처럼 빨간 양념 김치가 아니었다. 고춧가루 없이 소금, 간장, 된장과 채소를 이용한 장아찌와 유사하달까. 본격적으로 고춧가루를 넣은 건, 17~18세기 조선 중기다. 또 조선 후기에는 배춧잎 사이사이 양념소를 넣는 지금의 김치가 나타났다. 

 

고추는 우리나라에 임진왜란 즈음 들어왔다고 알려져 있다. 또 고춧가루를 빻기 위한 방앗간이 필요한데, 1900년 초반에 도입된 방앗간은 1930년경에 보급된다. 강사는 김치에 고춧가루를 넣는 것도, 그때부터 활발해진 듯하다고 말했다. 

 

강연을 듣던 한 여성이 사진찍고 있다.
강연을 듣던 한 여성이 사진을 찍고 있다.


조선시대 깍두기는 지름이 1~2.5cm 정도로 작았다. 그 이유가 재밌다. 양반가와 궁중에서 입을 크게 벌리며 먹지 말라는 의미였다. 더 흥미로운건 이 깍두기가 소설 춘향전에도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김치를 통해 김치냉장고가 없던 그 옛날 조상들의 지혜도 엿볼 수 있다. 장기 보관을 위해 김치에 동전이나 구리 그릇과 같은 구리 소재를 함께 넣었단다.

 

반찬등속을 재해석해 펴낸 작가의 책이 놓여 있다.
반찬등속을 재해석해 펴낸 작가의 책이 놓여 있다.


“저희 언니가 어렸을 때, 늘 김치에서 조기살을 골라 먹었다고 해요.”

나라마다 절임 음식은 있으나 우리나라처럼 해물이나 고기를 넣은 곳은 찾기 힘들다. 김치의 위대한 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김치는 익을수록 그 맛이 달라진다. 젓갈이 발효되기 때문이다. 특히 해물이나 고기가 함께 젖산발효를 해 감칠맛을 더한다. 게다가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해진다. 

 

북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북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김치는 점차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2020년 김치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되고 작년 캘리포니아주를 시작으로 뉴욕주, 버지니아주 등 7개 주에서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선포했다. 또 2011년 61개국이었던 김치 수입국은 2021년 89개국으로 늘었다. 영국 매체 가디언 옵저버에서는 세계 요리계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한국 음식이 이젠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되고 있으며, 그 핵심에는 김치가 있다고 했다. 이제 해외에서 김치는 우리나라의 그저 특이한 음식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200 여종이 넘는 다양한 김치들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김치들이 있다.


김치와 사회가 함께 발전해 온 건, 참 신비롭다. 오랜 기간을 함께한 만큼 김치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삶과 혼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게 아닐까. 익을수록 우러나오는 김치의 깊은 맛은 절대 그냥 생긴 건 아닐 듯하다.  

 

북 콘서트가 끝나고 한식 도서관에서 김치에 관련한 책을 찾아 봤다.
북 콘서트가 끝나고 한식도서관에서 김치에 관련한 책을 찾아 봤다.


아, 이렇게 김치 이야기에 몰입해있으니, 벌써 알싸한 김치 맛이 입안에 감돈다. 오늘 저녁은 빨리 집에 가 무조건 김치찌개와 김치전부터 만들어 먹어야겠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김윤경 ottherkim@gmail.com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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